엄마는 너의 우주

엄마랑 놀자고 말하는 아이

mybaby-star 2026. 8. 26. 16:12

우리 아이는 외동딸이라 그런지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나 아빠에게 “같이 놀자”라고 말한다.

아이에게는 함께 놀 사람이 필요하지만 엄마에게는 해야 할 집안일이 있고 아빠에게는 일하는 시간이 있다.

그래서 아이의 “놀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따라온다.

오늘도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 것 같고, 혹시 엄마의 사랑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아이가 심심한 것인지, 혼자 노는 방법을 아직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좋은 것인지 나도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다.

 

다만 아이가 자라면서 나는 ‘얼마나 많이 놀아줘야 하는가’보다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 가족에게 편안한 방법인지 조금씩 고민하게 됐다.

 

 


 

 

 

엄마와 놀자고 하는 아이, 엄마와 놀고 싶은 아이

 

아이에게 “엄마랑 놀자”라는 말은 정말 자주 듣는다.

나는 집안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아서 바로 놀아주지 못할 때가 많다. 설거지를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식사를 준비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아이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이야기하거나 혼자 놀아달라고 부탁한다.

아이가 커가면서 예전보다 내 말을 잘 받아들이는 편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실망하는 표정을 보면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해서 계속 엄마를 찾는 것은 아닐까. 아이에게 혼자 노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아이가 엄마와 아빠에게 “놀자”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심심해서만 그러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놀이는 재미있는 활동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기도 할 것 같다.

그래서 아이가 계속 놀자고 하는 것이 꼭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엄마랑 놀자고 하는 아이, 하지만 같은 놀이를 반복하면 엄마도 지친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에서 또 하나 어려운 점은 같은 놀이를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것을 알고 있고, 특별히 힘든 놀이도 아닌데 이상하게 부모는 금방 지칠 때가 있다. 아이는 같은 놀이를 몇 번이고 반복하고 싶어 하지만 엄마는 이미 여러 번 해본 놀이가 또 시작되면 ‘오늘은 이것 말고 다른 걸 하면 안 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아이가 놀자고 할 때 설거지를 해야 한다거나 청소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핑계처럼 사용하며 피했던 적이 있다. 사실 집안일이 정말 급한 순간도 있지만, 어떤 때는 그저 같은 놀이를 반복하는 것이 지쳐서 다른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놀이 자체보다 엄마와 함께했던 놀이였기 때문에 계속 같은 것을 하자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아이에게는 같은 놀이가 반복되어도 매번 조금씩 다른 경험일 수 있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이미 여러 번 해본 익숙한 놀이이기 때문에 새로움이 적다. 아이와 엄마가 놀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놀아주기 힘든 나 자신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엄마와 놀자고 하는 아이에게 함께하는 시간을 정하기

 

 

요즘 내가 활용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뽀모도로 타이머다.

아이에게 무조건 혼자 놀라고 이야기하기보다 시간을 정해놓고 약속을 한다.

“엄마가 지금 설거지를 할 테니까 너는 그동안 혼자 놀고 있어. 시간이 다 되면 우리 같이 놀자.”라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커서 그런지 생각보다 수용을 잘하는 편이다.

정해진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무작정 엄마가 자신을 거절한다고 생각하기보다 기다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옆으로 와서 내 다리를 붙들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그래도 예전처럼 계속 거절하거나 내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떼어놓기보다는 엄마에게 필요한 시간과 아이에게 필요한 시간을 조금씩 나누어보려고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서 나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놀기로 약속한 시간을 조금 더 온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가 혼자 시간을 보내고, 약속한 시간이 되면 다시 함께하는 방식이 우리에게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엄마와 놀자고 하는 아이랑 집안일도 아이와 함께하기

 

 

그렇다고 아이를 항상 혼자 놀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해야 하는 집안일에 아이를 조금씩 참여시키기도 한다. 요리를 할 때는 아이용 조리도구를 주고 간단한 야채를 함께 손질하기도 한다. 내가 요리를 하는 동안 아이가 옆에서 자기만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아이도 꽤 즐거워한다.

 

목욕하는 시간에는 함께 화장실을 청소하기도 하고, 세탁기를 사용할 때는 아이에게 세탁물을 넣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나에게는 빨리 끝내고 싶은 집안일이지만 아이에게는 새로운 놀이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를 즐거워한다.

 

특히 아이가 “다음에 또 같이 하자”라고 말하며 달려올 때면 조금 곤란하기도 하다. 나는 집안일을 하나 끝냈을 뿐인데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기억으로 남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난다. 어떤 날에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아이와 함께하다 보니 혼자 했을 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그래도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시간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다 보면 내가 해야 하는 일과 아이가 원하는 일이 늘 정확하게 나뉘지는 않는다.

엄마에게는 설거지이고 청소이고 빨래지만 아이에게는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모든 집안일을 완벽하게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도 조금씩 내려놓으려고 한다.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했던 날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하루 종일 엄마가 놀아주는 시간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잠시 집안일을 하는 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배우고, 함께할 수 있는 일은 같이 해보고, 정해진 시간에는 마음껏 놀아주는 것도 우리만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랑 놀자고 말하는 아이

 


 

 

 

 

여전히 아이가 “엄마랑 놀자”라고 말하면 나는 가끔 마음이 복잡하다. 놀아주고 싶은 마음과 쉬고 싶은 마음,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생긴다. 그래도 아이가 엄마와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만큼은 고맙게 생각하려고 한다.

 

언젠가는 아이가 엄마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지금은 설거지하는 내 다리를 붙잡고 있는 아이가 조금 귀찮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어쩌면 이런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에게 완벽하게 놀아주는 엄마가 되기보다는,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엄마가 되어보려고 한다.

나에게는 평범한 집안일인 하루가 아이에게는 엄마와 함께한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