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하루를 보내다 보면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에 “왜?”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우리 딸은 특히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라서 평범하게 지나가는 일에도 이유를 궁금해한다.
“왜 오늘이 주말이야?”, “왜 늙으면 죽어?”, “왜 사자는 사냥을 해?”처럼 내가 평소에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던진다.
아이에게는 단순한 궁금증일 수 있지만 엄마인 나에게는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많다.
처음에는 아이가 질문하면 내가 알고 있는 만큼 정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질문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자주 느끼게 됐다.
아이에게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은 큰데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면 내가 생각보다 세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다.
아이의 질문은 때로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며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이의 질문에는 아이의 생각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아이가 질문하면 내가 아는 만큼 바로 답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빨리 알려주면 아이도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모든 질문이 정답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질문을 이어가기도 하고, 엄마의 대답을 들은 뒤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나의 질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러면 왜?”라는 질문이 계속 이어질 때도 많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무조건 내가 먼저 답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
“너는 왜 그런 것 같아?”라고 물어보거나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다시 질문할 때도 있다. 아이가 처음에는 엉뚱한 대답을 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 나름대로 생각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른에게는 너무 당연한 일이 아이에게는 처음 만나는 세상일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것만이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아이의 질문을 통해 아이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왜?”라는 질문이라도 대충 대답하고 지나가기보다 한 번쯤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려고 한다.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울 때 유튜브를 활용한다
하지만 아이의 모든 질문에 내가 생각을 들어주고 대답해 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특히 내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질문을 받을 때는 더 어렵다.
아이가 “왜 늙으면 죽어?”라고 물었을 때처럼 삶이나 죽음에 관한 질문은 나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한참 생각하게 된다.
아이에게 너무 어렵게 설명해도 이해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내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럴 때 내가 유용하게 사용했던 방법 중 하나가 유튜브 키즈였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검색하면 생각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는 영상이 많았다. 내가 직접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함께 보면 훨씬 수월했다. 단순히 영상을 틀어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아이와 함께 보면서 “이래서 그런가 봐”, “아까 궁금했던 게 이런 뜻이었나 봐”라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유튜브 키즈를 활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아이에게 질문을 받으면 엄마가 바로 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모르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영상을 찾아보고 내용을 확인하다 보면 엄마가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알아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모든 궁금증을 영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아이가 질문할 때마다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엄마 혼자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꽤 유용했다.
아이의 질문에 책을 읽으며 함께 알아간다
요즘에는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책은 아이가 질문을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림을 보다가 궁금한 것이 생기기도 하고, 이야기를 읽다가 등장하는 동물이나 사람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하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면 그 답에서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아직은 책을 읽는다고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책을 읽은 뒤 질문이 더 많아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과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세상에 대해 궁금해하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함께 찾아보는 과정 자체가 아이에게는 하나의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내용도 아이가 질문을 하면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아이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에 따라 같은 책을 읽어도 매번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책을 읽을 때 꼭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조금 내려놓으려고 한다.
아이가 한 부분에 관심을 보이면 그 부분에서 잠시 멈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궁금한 내용이 나오면 책을 더 찾아보기도 한다.
책을 읽는 시간이 단순히 글자를 읽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와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의 질문에 엄마도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기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가장 많이 배우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엄마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많은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모르는 것을 설명해 주고, 위험한 것을 알려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오히려 내가 모르는 것을 마주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특히 우리 딸처럼 질문이 많은 아이와 함께 있으면 더 그렇다. 아이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질문을 이어가고, 때로는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을 던진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살아왔는지 느끼게 된다.
예전에는 이런 순간에 내가 부족한 엄마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았고, 모르는 것을 들키는 것이 괜히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도 잘 모르겠어. 우리 같이 찾아볼까?”
요즘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아이에게 항상 정답을 알려주는 엄마가 아니라 함께 궁금해하고 함께 알아가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엄마에게서 독립적으로 알아가는 것들이 많아지겠지만, 지금은 아직 엄마와 함께 궁금증을 해결해 가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왜?”라는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내가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그때마다 나는 또 말문이 막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순간을 무조건 피하거나 정답을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아이의 질문을 통해 나도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모르고 지나쳤던 것을 찾아보기도 한다. 아이에게 세상을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돌아보면 아이 덕분에 내가 세상을 다시 배우고 있는 순간도 많다.
아직 나는 아이의 모든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엄마가 아니다. 여전히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고,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 답하는 엄마가 아니라, 궁금해하는 마음을 함께 바라봐주고 모르는 것은 같이 찾아갈 수 있는 엄마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딸의 “왜?”가 계속되는 동안 나도 함께 배우고 싶다. 아이가 세상을 궁금해하는 만큼 나도 세상을 다시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가 혼자서 답을 찾아가는 날이 오더라도, 지금 함께 질문하고 함께 알아가는 이 시간만큼은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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